Entrepreneur가 성공하는 환경과 문화 만들기 – 부록

Mickey 님께서 한국과 미국의 VC문화에 대해 비교하면서 지적하여 주신 블로그포스트에 대해 저도 사족을 달아봅니다.

1. Venture Capital

한국의 창투사들이 창업자의 집담보로 투자한다는 것은 이젠 좀 시기가 지난 이야기인 듯 싶고, 이제는 실제로 개인재산을 담보로 잡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실패한 기업가가 치러야할 대가가 많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Uncle Venca님께서는 절대로! 실패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이 분은 또 “건강한 실패”에 높은 가치를 주는 분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국가경제발전의 원동력은 “Innovation”이고, 이런 “Innovation” 을 지속하는 힘은 혁신기업이며, 여기에는 Venture Capital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Harvard의 Christensen교수의 논문을 인용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럼, 한국의 Venture Capital들은 과연 이노베이션에 투자를 하는가? 점점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투자대상회사의 업력에 따라 투자규모를 구분해 보면,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오래된 회사에 투자하는 금액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KVCA 2009)

업력이 오래 되었다고 이노베이션이 없다는 것은 아니므로, 사실 이 통계가 정확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큰 조직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 새로운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위험을 안기 싫어한다는 점 등에서 VC들도 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 Angel Investing

사실 우리나라에는 엔젤투자 문화가 없습니다. 전후 60년 동안 못 사는 나라에서 이제 겨우 GDP 2만불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 자기 먹고 살기도 바쁜데 남한테 투자할 여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엔젤투자의 문화는 매우 오래된 것입니다. 아라곤 (지금의 스페인영역)의 페리디난트 왕과 이사벨라 여왕이 콜롬버스의 대항해를 위한 자금을 대 준 것도 엔젤투자입니다. 미국의 서부개척 시대에 금맥을 찾기 위해 금광업자들에게 자금을 투입했던 수많은 금부자들도 엔젤투자자들입니다. (투기와 투자는 다른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Stanford 대학교의 Terman 교수가 자신들이 가르치던 학생이었던 Hewlette 과 Packard 가 창업한다고 했을 때, 자신의 재산을 머뭇거림없이 투자하고 창업을 지원했던 것도 기업가정신을 고귀하게 여기고 제자들의 용기에 높은 가치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오랜 역사를 지니고, 저마다 국민성에 깊은 영향을 주어야 성숙한 엔젤투자 문화가 발전합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90년대 벤처 1세대와 2000년대 초 벤처2세대를 지나서 3세대 정도 왔다고 생각됩니다. 과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1세대 벤처기업가들도 어느 덧 사회의 리더세대로 성장해 있습니다. 이들이 곧 엔젤투자그룹 1세대로 되어가는 시기입니다.
3. 사회적 시각

서울대를 졸업하는 학생이 삼성전자를 안 들어가고,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을 해 보겠다면 하면 아마 99%의 부모님들이 머리싸매고 말릴 거고, 주위의 친구들, 선배들, 교수님들 모두 말리십니다. 적어도 저희 세대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점점 그런 편견들이 없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모태범 선수의 즐거워하던 모습, 자신의 기록을 무려 20점 넘게 훌쩍 넘겨버리면서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 선수의 모습에서 자신의 일을 즐길 줄 아는 모습을 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먹고 살기” 위해 일하던 시대와, 라면 먹고 달리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즐기는 시대가 온 것이죠.
당장 제 주변에도, 그 잘 나간다던  Wharton school MBA, Harvard MBA를 중도포기하고 나와서 하고 싶은 벤처기업을 차린 사람도 있고, 돈 잘 버는 변호사의 길 보다는 좋아하는 인터넷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역시 Uncle Venca 님의 “스펙쌓기는 잊어버려라“를 읽어보시면, 더욱 용기를 얻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4. Exit Strategy

한국VC와 미국VC의 가장 큰 다른 점 중의 하나가 바로 Exit strategy일 것입니다. 뭐 거창하게 전략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고, 단순히 미국VC들의 exit중 80%가  M&A를 통한 회수이고 나머지가 IPO등입니다. 한국은 90%가 IPO를 통한 회수이고 나머지 10%정도만이 M&A를 통해 회수를 하고 있습니다. (NVCAKVCA 자료인용)
이 때문에 한국의 VC들은 더욱 더 (펀드운용기간 내에) 상장이 가능한 투자기회들만을 찾고 있으며, 초기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는 것입니다.
M&A규모가 작은 데에는 대기업과 이미 커버린 벤처기업들의 책임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 중 M&A로 큰 회사가 몇 개나 되나요? 대기업그룹 중에서는 두산 정도?

실리콘밸리에 가면 Cisco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각종 통신장비, 서버 등의 제품으로 연매출 40조원 이상을 올리는 대기업이지요. 이 회사는 IT기업이라는 가면 속에 M&A전문기업이라는 정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M&A를 찾아다니고, 분석하고, 성공적으로 딜을 만들어내는 데 전문가인 집단입니다. 이 회사의 웹페이지에는 자신들의 M&A 이력을 적어놓았습니다. (몇 개인지 세어보지도 못 했습니다… 여하튼 깁~~니다.)

저는 이런 현상 또한 뿌리박힌 기업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창업주가 자수성가하여 일으킨 기업을 남에게 파는 행위부터 그렇게 고운 눈으로 보아 주지 않습니다. 또, 사는 사람들도 자신들도 할 수 있는데 왜 돈주고 사냐부터 시작해서, 기업문화가 다른데 한 데 섞어놓을 수 있겠느냐 등등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걸림돌이 많습니다. (Post Merger Integration 문제는 좀 더 복잡한 문제이므로 따로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누도록 하고.. 어쨌든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어떤 기업이 이런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대기업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벤처기업들인 NCSoft, 휴맥스, NHN, 다음이 인수한 회사가 몇 개나 될까요? 아마 손가락으로 꼽는 수일 겁니다. (그것도 Mickey 님이 지적한 것처럼 저렴하게…)

우리나라의 GDP가 2만불이 넘어서고, 탈산업화와 융합산업의 발전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Creativity 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지는 시대에 벤처기업가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인식이 새롭게 제고되었으면 합니다.